2. 독서로 독해력이 길러질 수 있을까?

[3] 독서가 반드시 독해력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현재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인터넷과 TV, 게임과 휴대전화에 익숙해진 ‘활자이탈(活字離脫) 세대’로 책에서 멀어지면서 독해력과 쓰기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다. 학생들의 독해력 부족의 원인이 독서량 때문이며 독서를 많이 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성세대의 기대는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부나 교육청에서도 일선학교의 독서교육을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즉, 독해력이 부족한 것은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며, 책을 많이 읽으면 독해 능력이 향상된다는 논리이다.

그렇다면 책을 많이 읽으면 독해력이 반드시 향상될 수 있을까?
흔히 교육특구라고 말하는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의 독서 교육 계획을 살펴보자.

1. 도서량
• 학교 도서관의 장서량 : 1만권 이상
• 학급 도서 : 반별 200권 이상

2. 독서 교육 계획
• ‘독서 인증제’ 운영 : 권장 도서 중 학년 기준을 달성한 학생에게 학년말에 인증장 수여
- 1 · 2학년 : 권장도서 80권 이상
- 3 · 4학년 : 권장도서 60권 이상
- 5 · 6학년 : 권장도서 40권 이상
• ‘어린이 독서 통장제’ 운영
• ‘어린이 독서 저축왕’ 시상
• ‘독서 명예의 전당’ 운영
• ‘한 권 더 쿠폰’ 및 ‘도서 마패’ 운영
• ‘독서 오름길’ 운영

이 학교에서는 다양한 독서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독서 동기를 부여하고 있으며,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담임교사가 일주일에 2회 이상 독서기록장을 검사하고 있다. 실제로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은 연간 100권 이상의 독서를 하고 있으며, 5, 6학년 학생도 평균 50권 이상의 독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이 학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서울의 대다수의 초등학교에서 비슷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전국의 거의 모든 중 학교에서 독서교육의 일환으로 독서기록장을 채택하고 있으며, 월2-3권 이상, 연간 30권에 가까운 권장도서를 읽게 하고 있다. 또 다독상 시상, 독서왕 선발 제도 등을 통해 독서를 권장 하고, 독서 골든벨과 같은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아침 독서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운동은 매일 아침마다 학교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전 교사와 학생이 모두 함께 무조건 10분 이상 책을 읽는 독서 활동이다. 아침독서 운동은 “① 모두 읽어요, ② 날마다 읽어요, ③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④ 그냥 읽기만 해요의 4가지 원칙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청소년들의 독서량은 부족한 것이 아니다. 공교육의 독서교육 강화로 인해 ‘활자이탈(活字離脫) 세대’인 지금의 청소년들이 ‘활자(活字) 세대’이던 과거 청소년들보다 오히려 더 많은 독서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청소년들의 독해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지금의 청소년들이 하는 독서는 내용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안목을 기르는 사고력 중심의 독서가 아니라, 단지 책을 읽고 그 줄거리를 기억하여 독서기록장에 기록하는 줄거리 중심의 독서이기 때문이다.

독해력은 책을 읽는 활동인 ‘(讀)’과 이해하는 과정인 ‘(解)’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생기는 힘이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깊이 이해하는 독서가 독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줄거리 중심의 독서로는 독해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독해력이 우수한 학생들은 독서를 통하여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서 독해력을 더 키워나가는 데 반하여, 독해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독서를 하더라도 피상적 이해에 그치고 독해력 결함은 교정되지 못한 채 남아있게 된다.


 - 스터디포스 독해력연구소



Posted by 스터디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