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글 읽기의 인지과정 | 상하처리

글을 읽는 동안 우리 머리 속에는 무슨일이 일어날까?

언어를 학문적으로 연구하지 않는 일반인이 독해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글 읽기가 복잡한 이해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왜 어떤 글은 이해하기 쉽고 왜 어떤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많은 독서를 해온 학생들은 글을 읽는 동안에 이루어지는 독해과정이 자동화되어 있어 웬만큼 어려운 글도 내용을 파악하는데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교과공부에 지치고, 인터넷 게임 등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 때문에 책에서 멀어져 글 읽는 능력이 저하된 아이들에게 글을 읽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은 곧바로 학력저하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이 절에서는 글을 읽고 있을 때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아본다.


[1]독해에 관여하는 복잡한 처리과정들

우리는 매일 다양한 글을 읽고 이해하여 원하는 정보를 얻는다. 이러한 과정은 거의 자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림 2-8에서 보는 것과 같은 복잡한 처리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독해의 과정[그림 2-8] 글 독해의 과정


그림 2-8은 Perfetti(1999)라는 학자가 글을 읽을 때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림으로 설명한 것으로 차근차근 들여다보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자. 우선 그림 2-8은 크게 왼쪽 그림과 오른쪽 그림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왼쪽 그림은 글이 이해되는 과정을 하나씩 단계적으로 나타낸 것이고, 오른쪽 그림은 우리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언어적 지식들이 글을 이해하는데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왼쪽에 있는 그림은 다시 위 아래로 나누어 보면, 아래쪽 그림은 글에 있는 단어의 형태와 의미를 알아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고, 위쪽 그림은 문장에서 시작하여 전체 글의 의미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즉, 우리가 글을 이해하려면 먼저 단어의 의미를 알아내야 하며 단어의 의미를 알아내려면 단어가 어떤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고(표기) 어떻게 발음되는지(음운) 알아야 하는데 이것을 단어 확인(word identification)이라고 한다.

단어 확인과정은 오른쪽 그림에 있는 표기법이나의미 또는 형태소에 대한 지식을 저장하고 있는 심성어휘집(mental lexicon)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이렇게 해서 단어의 의미가 파악되면 글을 이해하기 위해 문장의 문법적 구조를 파악하고 (통사처리기), 의미단위들로 구성된 문장의 의미를 알아내고 (텍스트 표상), 문장들의 의미를 전체 글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과정 (상황모델)이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 또한 우리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일반지식이나 언어시스템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루어진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글을 읽는 동안 정말 복잡한 처리과정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처리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Posted by 스터디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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