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잘못된 읽기습관과 독해력

[3] 소리 내어 읽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글을 읽을 때는 소리 내어 크게 읽는 것이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그럴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단어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은 시를 암송하는 것과 같이 특정한 목적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면 글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좋은 방법이 아니다.

숙련된 독자는 문장에 있는 단어들을 발음으로 재구성하는 단
계를 생략하고 ‘문장의 의미’를 바로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또한 글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은 소리를 내어 읽는 것이 아니라 제시된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바로 전에 읽었던 의미를 얼마나 활용 할 수 있는지가 된다.

물론 숙련된 독자도 ‘소리 내어’ 읽을 수 있지만 거기에는 두 가
지의 서로 다른 종류의 소리가 포함되어 있다. 하나는 단어 자체를 발음하는 소리로 글 읽기가 미숙한 아동들이 하는 것과 유사하다. 특히 인쇄의 질이 떨어지거나 글의 의미가 잘 통하지 않을 때는 소리를 내어 읽으면 이해가 더 쉬워진다.

그러나 숙련된 독자가 내는 소리는 주로 ‘자신이 구성한 의미
를 음성화’하는 것이다. 숙련된 독자는 텍스트를 이해하기 위한 추리과정에서 떠오르는 의미를 말로 표현할 수 있으며 그런 과정에서 가장 그럴 듯한 의미를 구성해 간다. 숙련된 독자가 소리를 내어 읽는 경우는 단어를 발음하는 과정과 문장의 의미를 음성화하는 과정이 함께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음독의 목적은 단어를 더 정확하고 바른 억양으로 읽는
데 있는데 비해 묵독의 목적은 텍스트를 더 잘 이해하는데 있다. 묵독을 하면 소리 내어 읽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텍스트를 이해하기 위한 ‘추리’과정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가 있으므로 글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학습을 위한 묵독은 언제부터 시작해야하는가?

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학부모 대상으로 ‘아이들이 처음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기가 언제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35%가 초등학교 3학년 사회 공부를 할 때고, 21%가 5학년 이상, 28%가 중학교 때부터였다고 한다. 이것을 종합해 볼 때 아이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기는 바로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 교육학 교수인 진 철(Jeanne S, Chall)의 읽기 발달 이론에 의하면 초등학교 2~3학년은 유창성이 획득되고 텍스트의 의미가 중요해지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한다. 또한 초등학교 2학년 때 읽기에 필요한 기초적 능력을 습득하기 시작하고, 4학년 이상이 되면 이미 학습을 위한 읽기를 해야 한다고 한다. 미국의 교육학회도 초등 2~3학년을 읽기를 시작하는 초기로 여기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2학년 때 읽기의 중요성을 배우고, 3학년 때 본격적으로 글을 읽은 후, 그 내용을 간추리며 예측하면서 추론적 읽기를 배우고, 4학년 때 중심 내용을 요약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비판적인 글 읽기를 배운다. 6학년이 되면 전 학년에 배운 것을 기반으로 자세한 가르침 없이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판단할 것을 요구한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소리 내어 읽는 것에서 눈으로 읽는 것으로 바뀌는 과도기적인 시기인 초등2학년 때부터는 학습을 위한 묵독을 시작하고, 읽기능력을 길러 주어야 좋은 읽기 습관을 가질 수 있게 된다.





Posted by 스터디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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