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잘못된 읽기습관과 독해력

[2] 기지 읽기와 미지 읽기 

글의 유형에 따라 읽기방법이 달라야 한다. 어떤 글은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데 비해 어떤 글은 아무리 읽어도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전자를 기지(旣知) 읽기라고 한다면 후자는 미지(未知) 읽기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똑같은 단어로 쓰여 있지만 어떤 글은 이해하기 쉽고 어떤 글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글이 쉽게 읽혀지는 것은 읽어나갈 때 앞으로 전개될 내용
을 우리가 쉽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려면 저자와 독자가 지식을 공유하고 있어야 하고 문장도 쉽게 구성되어야 한다.

글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우선, 독자가
글에 포함되어 있는 배경지식을 잘 모르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과학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 나노기술에 관한 과학 논문이나 글을 읽어야 한다면 글을 읽을 수는 있겠지만 그게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를 것이다.

또한 저자가 독자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가령, 데카르트나 칸트 같은 철학자들의 책을 읽으려고 하면 특별히 어려운 단어로 쓴 것도 아닌데 이해하기가 무척 어렵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철학자들은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은 사유를 하고 자신이 깨달은 것을 철학분야에서 같이 공부하는 철학자들에게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난해한 내용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쉬운 글은 여러분이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전개될 내용이 예측되기 때문에 빠르게 읽을 수 있고, 일부분을 읽지 않고 뛰어넘어가도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데 별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리 쉬운 내용이라도 꾸준히 반복해서 읽다보면 글을 읽는 실력이 향상되어 나중에는 조금 어려운 글이라도 보통사람보다 훨씬 빨리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어려운 글읽기이다. 우리가 사회에서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해 읽어야 하는 글이나 시험을 볼 때 읽어야 하는 지문, 또는 학교에서 좋은 책이라고 읽으라고 추천하는 책들을 보면 읽기 어려운 글들이 대부분이다. 어렸을 때부터 책보다 컴퓨터 게임에 익숙하고 만화책을 즐겨 읽던 사람들일수록 어려운 글을 보면 하품만 나고 그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려운 글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우선 다양한 분야의 쉬운 책들을 많이 읽어 배경지식을 많이 쌓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글을 잘 읽는다고 하더라도 책 속에 들어있는 내용이 익숙하지 않으면 책을 쉽게 읽기가 어렵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라고 소설만 읽지 말고 과학이나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쉬운 책들을 많이 읽어보는 것이 좋다.



어려운 미지 글일수록 글을 읽는 방법을 다르게 해야 한다.

첫째, 내용의 전개를 예측할 수 있을 때 책읽기가 쉬워지기 때
문에 어려운 책일수록 전체적인 내용의 윤곽을 먼저 잡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책의 목차를 먼저 읽어보는 것이 좋다.

둘째,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저자의 의도를 아는 것이 중
요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자의 머리말을 잘 읽어보지 않는다. 저자의 머리말이나 옮긴이의 글을 한번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어떤 책이고 수동적으로 읽으면 다 읽고 나서도 무슨 내
용을 읽었는지 멍해지는 경향이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읽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거나 진짜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연필로 여백에 의문점을 적거나 표시를 해두면 좋다.

넷째, 쉬운 책을 읽을 때는 말을 하지 않아도 빨리 읽고, 어려
운 책을 읽을 때는 천천히 읽는다. 그렇지만 같은 책을 읽을 때도 다양한 읽기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쉽게 이해되는 부분을 읽고 있다면 빨리 읽어 내려가고, 중요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타나면 속도를 늦추고 주의 깊게 읽도록 한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자꾸 습관을 들이다 보면 읽기 속도를 능숙하게 조절할 수 있다.



Posted by 스터디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