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포스에서 발간한 [독해백서:'讀과 解에 관한 모든 것'] 연재 
세번째 챕터 '독해의 원리', 그 첫번째 포스팅입니다.

[독해백서 목차]--------------------------------------

독해백서

Ⅲ. 독해 훈련

  1. 독해력 향상을 위한 독해습관 교정훈련
    [1] 시각과 두뇌의 협응력 향상훈련
    [2] 속발음 억제를 위한 의미단위 읽기 훈련
  2. 독해력 향상을 위한 인지기능 훈련
  3. 독해력 훈련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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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해력 향상을 위한 독해습관 교정훈련


[1] 시각과 두뇌의 협응력 향상훈련

우리가 글을 읽을 때 시선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도약과 고정을 반복하면서 움직인다. 도약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으며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동안에만 우리는 원하는 단어를 지각할 수 있다.

또한, 시선을 고정하고 응시(fixation)를 하는 동안 명시점에 있는 단어를 지각할 뿐만 아니라, 준명시점을 통해 다음에 도약할 지점을 미리 정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원하는 지점으로 도약을 할 수 있게 된다. 글을 잘 읽는 학생과 잘 읽지 못하는 학생 사이에는 이러한 안구운동의 능숙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글을 읽을 때 일어나는 시지각과 두뇌의 협응에서 중요한 것은 지각폭(perceptual span)이다. 지각폭이란 안구가 고정되어 있는 동안 지각하는 낱자와 여백의 범위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안구가 정지해 있는 동안 볼 수 있는 낱자는 좌측으로 약 4개 정도의 낱자들과 우측으로 약 15개 의 낱자들이다. 지각폭은 준명시점을 포함한 범위로서, 우측에 놓인 단어들 사이의 여백을 파악하여 현재 보이는 단어의 길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준명시점에서 지각되는 정보들을 읽기 단서로 잘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더 능숙하게 표적단어로 안구를 도약시키고, 읽고 있는 단어들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명시점의 오른쪽으로 8개의 여백 너머에 놓여 있는 단어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Rayner, 1998).

글을 읽을 때 글줄을 잘 놓치거나 읽은 곳을 다시 돌아와 읽는 회귀를 보인다면, 시선의 움직임이 글을 읽는 패턴에 익숙하지 못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글을 잘 읽기 위해서는 시각과 두뇌 간의 협응이 능숙하게 이루어져야 하므로, 이를 위한 워밍업 훈련 몇 가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① 시각적 주의조절 훈련

시각과 두뇌의 협응력을 향상하기 위한 훈련으로 두뇌에서 다음 지점을 예측하고 눈으로는 그 지점을 찾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시각적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 훈련과정은 다음과 같다.

⑴ 연습장에 1부터 20까지의 숫자를 적는다.
⑵ 1부터 20까지 순차적으로 시선을 이동시킨다. 시작한 시간과 끝난 시간을 잰 뒤 총 얼마의 시간이 걸렸는지 기록한다.
⑶ 매일 워밍업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으며,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여 성취감을 제공한다. (또는 숫자의 개수를 늘릴 수도 있다)


② 시선이동 훈련

시선이동 훈련은 명시점을 중심으로 준명시점에 있는 단어를 예측하여 글줄의 이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훈련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⑴ 행간이 넓은 책(어린이용 책)을 준비한다.
⑵ 각 행의 양쪽 끝에 번호를 매긴다.
⑶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글을 따라 시선을 이동시키며 행이 끝나면 다음 글줄로 시선을 이동한다. 숫자에 맞춰 순차적으로 시선을 이동시켜 나간다.
⑷ 점점 행간이 좁은 책으로 바꿔 나간다.

비록 워밍업 훈련이지만 이 훈련들은 시각과 두뇌 간의 협응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안구를 움직이는 훈련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즉, 우리 두뇌가 이동한 지점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시선 협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훈련들은 워밍업이기 때문에, 너무 어려운 과제를 제시하는 것은 좋지 않다. 1분 이내에 간단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한다.


③ 시각-두뇌 협응기능을 이용한 독해습관 교정훈련

똑같은 분량의 책을 읽어도 어떤 사람은 빨리 읽고 어떤 사람은 늦게 읽는다. 가령, ‘성격이 급한 사람’은 어떤 책을 주더라도 책을 빨리 읽으려고 하겠지만 ‘성격이 느긋한 사람’은 내용을 충분히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으려고 한다. 그러나 독서 속도가 느린 사람들 대부분은 성격이나 시간 같은 단순한 이유에서가 아니라 ‘천천히 읽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글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순행하면서 책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이 실험에서 증명되었다.

즉, 독서 속도가 느린 사람의 시선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안구도약이 일어난 후 시선이 고정되었을 때 머무는 시간이 매우 길다. 또한 이미 보았던 부분을 다시 보는 ‘회귀 현상’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안구의 고정시간‘이 길어지고, ’회귀현상’이 자주 나타나게 되면 독서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이것은 배경지식이 부족한 경우에도 나타나지만 잘못된 독해습관으로 인한 시각 시스템의 비효율성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안구의 움직임 패턴을 교정함으로써 어느 정도 독해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글 읽기에 적절한 시각과 두뇌 간의 협응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선회귀의 억제, 응시시간의 단축, 시선이동 패턴의 정렬, 지각폭의 확장 등의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안구의 움직임 패턴을 교정하여 시각과 두뇌 간의 협응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으로 밑줄 따라가기 훈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밑줄을 치면서 글을 읽는 것은 독해속도를 떨어뜨리는 바람직하지 않은 독서습관이지만 시각-두뇌 간의 협응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으로 일시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우선 쉬운 책과 펜을 준비한다. 워밍업에서 활용했던 책을 다시 사용해도 된다.

⑴ 펜의 뒷부분으로 글줄을 따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어 나가며 읽기를 동시에 진행한다. 펜을 그어 나가는 이유는 시선을 글에서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다. 글을 읽을 때에는 펜을 주시하지 말고 펜의 움직임을 가이드 삼기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앞서 설명했듯이 글의 지각은 흐르듯이 진행되지 않고, 고정과 도약의 반복을 통해 지각되기 때문이다.

이때, 놓친 단어나 내용이 있더라도 절대 펜의 방향을 바꾸지 않아야 한다. 주의를 기울였다면 글은 이미 우리 눈을 통해 뇌로 지각된 상태이고 그 내용을 감각기억에 200~400msec 동안 유지하고 있다(Cowan, 1995; Neisser, 1967; Sperling, 1960). 뒤로 되돌아가 읽는 시선회귀는 대부분 의미통합의 실패 때문에 일어나지만 시선회귀가 자주 반복되면 습관적으로 내용을 확인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 훈련은 시선회귀에 대한 교정이 목적이기 때문에 훈련을 하는 중에는 의식적으로 시선회귀를 억제해야 한다.

⑵ 펜이 우측의 끝에 다다르면, 펜을 다음 글줄로 빠르게 옮겨 다시 진행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시선이 펜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글의 내용을 읽어 나가는데 펜의 도움을 받아 행을 놓치지 않는다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모든 훈련이 그렇지만, 단순한 운동과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펜은 읽는 과정에서 시선회귀와 응시의 고착에 대한 교정을 위해 보조적인 도구로 활용하는 것일 뿐이다.

⑶ 문장이 모두 끝나거나, 짧은 내용의 단락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곧바로 그 주된 내용을 회상하거나 요약하여 기록한다. 예를 들어, ‘제일 오래된 기계 중의 하나, 플라이휠’이라든지, 더욱 간단하게 키워드를 기록해도 된다.

⑷ 펜을 따라가며 글을 읽는 것에 익숙해지면, 이제 마음속으로 펜을 그어가며 읽는다. 제한시간을 정해두고 다음 훈련 때에는 더 많은 페이지를 읽는 것에 도전하거나, 동일한 페이지를 읽는 시간을 더 단축하는 목표를 세워 성취감을 제공한다.

글에 대한 지각은 하상처리(bottom-up)에서 시작되지만 두뇌에서 이루어지는 상하처리(top-down)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더 정확하고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 글을 읽다가 되돌아가 읽는 시선 회귀는 지각의 문제라기보다는 글을 단어단위로 읽는 습관 때문에 단기기억의 용량이 초과되어 일어나는 것으로 단어단위보다 의미단위로 읽는 습관을 가짐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또한, 글을 읽다가 다음 줄을 놓치는 것은 의미예측의 실패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우리는 명시점에 있는 단어의 의미에 근거하여 준명시점에 있는 단어들을 예측하고 그들 간의 의미적 연결을 시도하여 문장을 통합적으로 이해해 나가게 된다. 이러한 의미통합과정이 잘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다음 줄에 오는 단어가 어떤 것인지 예측하기 때문에 글줄을 놓치지 않지만 단어단위로 글을 읽는 독자는 다음에 오는 단어가 어떤 단어인지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글줄을 놓치는 일이 생긴다.

따라서, 모든 시지각 훈련은 단어단위로 이루어지기보다 의미단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시선회귀나 글줄을 놓치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다음 내용을 예측하면서 읽는 것이 불편할 수 있지만, 이러한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무의식적으로 의미를 통합하면서 글을 읽어나갈 수 있다.

따라서 시지각과 두뇌의 협응력이 부족하여 독서 속도가 느린 사람은 그 동안 몸에 체화되어 있는 잘못된 독해습관을 여기에서 제시된 훈련방법으로 교정해야 한다. 즉, 우선 좌에서 우로 이루어 지는 순차적 독해를 유도하여 습관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선회귀, 응시고정을 막고, 시폭을 조금씩 늘려 나감으로써 명시점과 준명시점에 있는 단어들의 의미를 의미단위로 보다 빠르게 통합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Posted by 스터디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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