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때 음악을 들으면 공부가 잘될까?
요즘에는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라디오나 전축을 통해서 밖에 음악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나 장소가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비해 요즘에는 MP3 player나 핸드폰 같은 휴대 기기들이 널리 보급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음악을 듣는 것은 긴장을 풀어 주고 기분을 좋게 해주기 때문에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문제는 공부를 하는 동안에 음악을 듣는 것이 과연 공부에도 도움이 될까?하는 것이다. 그 문제의 답을 찾기 전에 먼저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사람들은 왜 음악을 좋아할까?


1) 음의 규칙성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인데 그것은 음악에서는 음이 규칙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듣기 싫어하는 소음 같은 것은 음이 불규칙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어 계속 듣게 되면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고 어떤 경우에는 신체에 부작용을 가져오게 된다. 우리가 규칙적인 음을 더 좋아하는 것은 선천적인 특성으로 보인다. 아기는 태아 때 엄마의 심장의 주기적인 소리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심하게 울거나 짜증을 낼 경우에 심장의 박동주기와 유사한 소리를 반복해서 들려주면 금방 안정을 찾는다고 한다. 


2) 개인적 취향 
물론 우리가 모든 음악을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클래식 교향곡이나 가야금 산조 같은 음악을 들려주면 지루해하고 듣기 싫어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미국의 어느 지역에서는 불량 청소년들이 편의점에 오는 것을 줄이기 위해 클래식 음악을 틀어 효과를 보았다는 기사도 보도된 적이 있었다. 따라서 음악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음악에 대한 취향이 있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음악에 대한 취향은 개인마다 다를 것 같지만 자기와 비슷한 집단의 취향에 동조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힙합 같이 요즘 유행하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성인들은 발라드나 트로트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부르디외(Bourdieu)가 말했듯이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적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음악을 좋아하기도 한다. 개인의 문화적 소양을 반영하는 문화자본의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클래식 같이 접근하기 어려운 음악을 선호하여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 


음악이 공부에 미치는 영향


음악이 공부에 미치는 영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음악이 가진 규칙성이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또 하나는 음악이 즐거운 기분을 유도하여 각성을 증가시켜 집중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1) 지능 발달 
음악의 규칙성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Mozart effect"라고 해서 얼마 전 널리 유행한 적이 있다. 1993년 라우셔의 연구팀은 대학생들에게 규칙적인 운율이 반복되는 Mozart의 소나타를 들려주거나 일반적인 음악을 들려주거나 아무 소리도 들려주지 않은 후에 공간지능이 요구되는 과제를 풀게 하였다. 그 결과 Mozart의 음악을 들은 사람은 나머지 두 조건의 사람들에 비해 공간지능이 더 증가였는데 이것은 다른 음악에 비해 Mozart 음악이 비교적 규칙성이 잘 드러나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정작 연구팀은 Mozart 음악이 지능을 증가시켜 준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연구결과를 확대해석하여 Mozart 음악이 지능을 높여준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주장이 확산되면서 1998년 조지아주 주지사는 그 주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들에게 고전음악이 수록된 CD나 테이프를 제공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하였고 태교음악으로 Mozart 음악이 많이 팔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Mozart 효과가 반복 검증되지 않으면서 의문이 제기되었고 현재는 그 효과가 Mozart 음악을 들었을 때 생기는 기분과 각성의 변화 때문이고 그 효과도 특정한 공간과제에서만 나타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2) 각성 효과 
음악은 기분을 변화시켜 각성을 증가시키는데 이러한 각성은 공부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각성이 공부에 미치는 효과는 Yerkes-Dodson 법칙에 의해 설명된다. 



즉, 각성이 너무 낮으면 자꾸 졸리고 잡념이 들어 집중이 안 되는 데 비해 각성이 너무 높으면 다른 것에 주의를 빼앗겨 집중이 않되 공부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공부를 할 때 각성을 적절하게 높일 수 있도록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적절한 크기로 틀어놓는 것은 집중력을 높여 공부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음악 소리가 크면 각성수준이 증가하여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각성과 음악 간의 관계에서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문제는 자기가 현재 공부하고 있는 과목의 특성이다. 수학과 같이 푸는 과정에 집중해야 오답을 피할 수 있는 과목의 경우에는 각성수준이 낮을 때 더 높은 공부의 효율성이 얻어지고, 단순히 외우거나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과목의 경우에는 각성수준이 약간 높을 때 더 높은 공부의 효율성이 얻어질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공부할 때 음악을 듣는 것이 절대적으로 도움이 된다, 안 된다는 결론 보다는 학습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에 따라 공부하는 과목이나 상황에 맞춰 선택적으로 음악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겠다. 

Posted by 스터디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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