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연계의 함정,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6월 모의평가에 대하여 “사교육비 경감과 교육 기회 균등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시행하는 수능-EBS 연계를 위해 이번 모의평가에서도 70% 이상의 문항을 EBS 수능 방송 및 교재와 연계하여 출제하였다. 연계 방식은 EBS 수능 방송과 교재에서 다루어진 지문(작품)을 활용하거나, 지문의 핵심 제재나 논지를 활용하거나, 문항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방식 등이다.”라고 발표하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표한 6월 모의평가의 연계율과 연계 방식은 수능에도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수능을 대비하여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어떻게 학습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학습 전략이 될 수 있을까?

‘수능-EBS 연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EBS 수능 방송을 시청하면서 EBS 교재의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야 할 것이다. 혹 공부해야 할 EBS 교재는 많고 시간이 부족한 학생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EBS 수능 방송을 시청하는 대신에 EBS 교재의 풀이 횟수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럼으로써 EBS 교재에 수록된 지문이나 문제에 익숙해지는 것이 ‘수능-EBS 연계’에 대비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번이라도 더 EBS 교재의 지문(작품)을 분석하고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다른 교재로 공부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수능 준비가 될 수 있다.

간과하고 있는 난이도의 진실
그러나 그것으로 수능 준비를 다했다고 믿어도 되는 것일까? 그것만으로 EBS와 연계되지 않은 30%에 대한 대비도 끝난다고 할 수 있을까? 또, EBS 교재의 문제를 열심히 푼다고 해서 연계 방식에 대한 대비도 될 수 있는 것일까?

수험생들 중에는 EBS와 연계된 6월 모의평가가 쉬웠으므로 EBS 교재만 열심히 공부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수험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난이도에 숨어 있는 진실을 간과한 데서 오는 심각한 착각이다. 6월 모의평가가 쉬웠던 것은 6월 모의평가 자체의 난이도가 낮았던 것이지, EBS 교재의 문제와 연계되었기 때문에 난이도가 낮았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6월 모의평가에서 EBS 교재의 문제와 내용이나 문항 형식이 유사한 문항은 비문학 인문 제재의 14번 문항, 언어 제재의 45번, 46번 문항, 시가 복합의 24번 문항, 시나리오의 38번, 39번 문항 등 6문항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시가 복합의 24번 문항은 EBS 교재와 문항 형식이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오답률이 상위 2, 3위에 속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에 해당한다. 이는 6월 모의평가의 낮은 난이도가 반드시 EBS 연계 때문만은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EBS 연계의 함정을 극복하는 방법
학교 시험을 떠올려 보라. 과목 담당 교사가 시험 범위와 출제 방식을 설명하면서 “교재 51쪽부터 100쪽까지 배운 부분에서 70%를 출제하고, 나머지 30%는 수업 시간에 설명하지 않은 곳에서 출제될 거야. 그리고 배운 부분은 『교재 내용을 그대로 출제하지 않고 교재에서 다루어진 지문을 활용하거나, 지문의 핵심 제재나 논지를 활용하거나, 문항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방식 등』(평가원에서 EBS 교재를 연계하는 방식임)으로 출제될 거야.”라고 말했다고 하자. 이런 경우 어떻게 시험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70%가 출제되는 교재 51쪽부터 100쪽까지 나온 지문과 문제를 모두 외울 것인가? 그렇게 공부하면 시험 준비가 다 되는 것일까? 수업 시간에 배우지 않은 나머지 30%는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 또 ‘지문 활용’이나 ‘핵심 제재나 논지 활용’이나 ‘문항 아이디어 활용’ 등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시험과 연계된 70%를 교재에 있는 그대로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나머지 30%에 충분히 대비했다고 말할 수 없다. 또 교재의 지문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것만으로는 연계 방식을 고려한 공부를 했다고 할 수 없다. 연계된 70%를 공부하면서 동시에 30%에 대비하는 공부를 해야 하며, 지문을 분석하고 문제를 풀면서 동시에 핵심 제재와 논지 활용에 대비할 수 있는 공부를 함께 해야 한다.

EBS 교재를 중심으로 수능 준비를 하는 것이 ‘수능-EBS 연계’의 효과적인 학습 방향인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연계율과 연계 방식에만 초점을 맞추어 공부하는 것은 스스로 미리 득점의 한계를 정해 놓고 공부하는 것과 같다. 연계율이나 연계 방식이란 것 자체를 잊어버리고 수능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012 수능 언어영역,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1) EBS 교재의 회독(回讀)수를 확보하자
‘수능-EBS 연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EBS 교재의 회독(回讀) 횟수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EBS 수능 방송을 시청하면서 EBS 교재의 문제를 풀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EBS 수능 방송을 시청하는 데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따른다. 공부를 하다가 중단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수능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간도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능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모든 학생에게 효과적이지는 않다. 기초가 튼튼하여 수능 방송을 굳이 들을 필요가 없는 학생이나 공부해야 할 EBS 교재는 많고 시간이 부족한 학생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EBS 수능 방송을 시청하는 대신에 EBS 교재의 풀이 횟수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EBS 교재를 2회독 이상을 해도 그것만으로 연계되지 않은 30%나 연계 방식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EBS 교재를 보기도 바쁜데 또 다른 교재를 준비해서 공부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 EBS 연계 방식에 맞게 공부하자
‘수능-EBS 연계’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먼저 연계 방식을 살펴보자.

6월 모의평가에서 비문학 영역의 경우 전체 6개 지문 중 과학 제재를 제외한 5개 제재에서 EBS 교재의 지문이 활용되었다. 그 중에서도 예술 제재는 많은 부분이 그대로 활용되었으나 나머지 4개의 제재는 상당한 수준의 윤문 과정을 거쳐 제시되었다. 따라서 윤문 과정을 거친 4개의 지문은 원문과 상당히 달라져 있으므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당연히 지문을 꼼꼼히 읽지 않을 수 없다. 또 예술 제재의 지문이 EBS 교재와 매우 유사하게 활용되었다고 하나 문제는 활용되지 않고 새롭게 출제되었으므로, 미리 공부를 했다고 하더라도 예술 지문을 읽지 않거나 대강 읽고 문제를 푸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지문이 활용되었다고 해서 EBS 지문 자체를 외우듯이 기억하는 공부는 그 의미를 찾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EBS 교재를 공부해야 할까?

EBS 교재와 EBS 교재에서 많은 부분이 그대로 활용된 6월 모의평가 ‘예술’ 지문에 출제된 문제를 비교해 보자.

[EBS 교재]
9.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10. 위 글의 표제와 부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11. 위 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6월 모의평가]
33. 위 글의 내용 전개 방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4. 위 글의 맥락을 고려할 때 ㉠에서 강조된 것은?
35.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에 대한 감상 중 ㉡과 가장 가까운 것은?
36. ⓐ~ⓑ의 사전적 뜻풀이로 바르지 않은 것은?

유사한 지문을 두고도 [EBS 교재]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명제 분석을 통한 세부 정보 확인’ 능력과 ‘의미 통합에 의한 중심 내용 파악’ 능력, ‘명제 통합을 통한 관점 이해 능력’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 [6월 모의평가]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논지를 포착하여 전개 방식을 파악하는 능력’, ‘맥락을 살펴서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 ‘맥락을 통해 문맥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 ‘어휘의 사전적 의미에 관한 지식’ 등이 필요하다.
3) 독해력/언어처리능력을 기르자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EBS 교재를 공부하더라도 문제 풀이에 필요한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수능의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능력들을 동시에 길러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지문을 분석하고, 문제 풀이를 연습해야 EBS 연계에 대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계되지 않은 30%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수능 비문학 영역에서 출제되는 대표적인 문제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글의 세부 정보 확인
2. 글의 중심 내용 파악
3. 문단의 성격 파악
4. 글의 내용 추리
5. 글쓴이의 관점 추리
6. 글쓴이의 태도 및 의도 파악
7. 전제나 결론 추리
8. 추론 방식 파악
9. 다른 상황에 적용하기
10. 서술 방식 파악, 서술의 특징과 효과
11. 글을 읽고 난 후의 반응 추리

그리고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1. 문장을 연결하는 인지 능력
2. 문장에서 핵심어를 찾는 의미 추출 능력
3. 문장 간의 의미관계를 파악하는 의미 연결 능력
4. 문단의 중심내용을 찾는 의미 통합 능력
5. 참조어의 지시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
6. 논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전제나 결론을 추리하는 능력
7. 명제 분석을 통해 세부 정보를 확인하는 능력
8. 글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글쓴이의 관점이나 태도를 파악하는 능력
9. 글의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
10. 글 전체의 주제를 찾는 능력
11. 논지 전개 방식을 이해하는 능력

등의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능력은 지문 몇 개를 분석하거나 문제 풀이를 반복한다고 단기간에 생겨나지 않는다. 이런 능력들은 일정 기간의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천천히 누적되는 것이다. 이렇게 누적된 능력을 바탕으로 지문 분석과 문제 풀이를 병행해야 지문 활용이나 문제 변형 정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 있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 문학에도 기본 능력이 필요하다.
수능 언어영역의 현대시 영역에서는 기본적으로 출제되는 전형적인 문제 유형이 있다. 이는 6월 모의평가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6월 모의평가 문제를 같은 작품을 대상으로 출제된 EBS 교재의 문제와 비교해서 살펴보자.

[EBS 교재]
1. (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바람직한 삶을 지향하려는 화자의 의지가 드러나고 있다.
② 인간의 삶과 사물의 속성을 비교하여 인생의 교훈을 얻고 있다.
③ 화자 자신을 주변의 사물과 동일시함으로써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④ 현재와 과거를 병렬적으로 배치해 가며 삶의 의미를 성찰해 가고 있다.
⑤ 계절감을 나타내는 소재를 활용하여 작품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살리고 있다.

[6월 모의평가]
19.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와 (나)에서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
② (가)와 (다)는 자연의 섭리를 깨닫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③ (나)와 (다)에는 화자가 대상을 만날 수 없는 정황이 나타나 있다.
④ (가)~(다)에는 대립적 가치가 첨예하게 표출되어 있다.
⑤ (가)~(다)에는 시간의 변화를 중심으로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두 문항은 모두 ‘김광균’의 시, 「수철리」가 포함된 복합 지문에서 출제된 문항으로 현대시 제재의 대표적인 문제 유형인 ‘작품 간 상호 비교를 통한 종합적인 감상을 묻는 문제’이다. 그런데 이 두 문제를 보면, 동일한 한 작품이 연계되었어도 다른 작품과 복합 지문으로 제시될 경우 전혀 다른 감상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시를 한 편 한 편 공부하고 기억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기 힘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현대시 제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적 화자와 시적 상황, 화자의 태도와 정서, 화자의 현실 대응 방식과 어조, 시의 맥락과 소재의 역할, 시적 대상, 시의 분위기와 정조, 이미지, 은유와 상징, 의인화의 효과, 대화 방식의 효과, 역설과 반어, 운율, 시구 반복의 기능, 유사한 구조의 문장 반복의 역할, 시적 대상에 따른 화자와의 거리, 감정이입과 객관적 상관물, 시의 구조와 시상 전개 방식, 수미상관과 효과, 후렴구의 기능, 감상의 관점과 소통 구조> 등 시의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시의 원리와 개념에 대한 선이해가 있어야 작품 속에서 이런 것들을 찾을 수 있고, 작품 속에서 찾을 수 있어야 문제 해결을 위한 선지 평가가 가능해 진다. 그러므로 시를 감상하기 위한 기본 능력을 기르고, 동시에 EBS 교재를 통해 이를 적용하는 공부를 병행해야 연계되지 않은 30%와 연계 방식을 통한 문제의 변형에도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수능-EBS 연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EBS 교재의 학습이 필수적인 학습 방향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지문이나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EBS교재를 한 번이라도 더 보는 것이 수능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EBS 교재의 지문(작품) 분석과 문제 풀이의 반복만으로 수능 준비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은 30%의 문항은 물론이고, 연계 문항 또한 결국 언어영역의 평가목표인 언어적 사고능력과 독해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EBS 지문을 분석하고 문제풀이 만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지문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을 반드시 병행해야 할 것 이다. EBS 연계율이 높아질수록, 난이도가 쉬워질수록 결국 바로 이 ‘기본기’에서 성패가 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osted by 스터디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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