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교평 모의고사의 충격

지난 6월 2일 치러진 교육평가원 모의고사는 수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EBS 교재와의 연계율을 70%이상으로 높이고 만점자를 1%대로 유지하겠다는 교육 당국의 정책에 따라 이번 모의고사의 난이도가 사상초유의 수준으로 낮게 출제되었기 때문입니다.

반응은 희비가 엇갈립니다. 3등급 이하의 중하위권 아이들은 시험이 쉬워지고 공부 범위가 크게 줄어들어서 희망에 들떠 있는 반면, 난이도 높은 문제에서 눈부신 실력발휘를 하던 상위권 아이들은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오면 누구나 1등급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냐?”며 소리 높여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난해한 언어 학습서나, 문전성시를 이루던 학원과 유명 강사들의 인터넷 강좌들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대신, 전국의 거의 모든 고등학생들이 EBS 교재를 달달 외우다시피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대의 피해자는 1~2등급 상위권 학생들

“언어영역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포기상태였던 중하위권 아이들은 EBS 교재 6권만 달달 외우면 생애 최고의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희망에 들떠 있는 것과는 달리, 1, 2등급 아이들은 극심한 불안상태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예년에 전국에서 불과 1,500여명에 불과했던 만점자가 올해는 무려 10,000명 이상으로 늘어나게 됨에 따라 1등급과 2등급 간의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졌을 뿐만 아니라, 실수로 한 두 문제만 틀려도 2~3등급으로 전락해 꿈을 접어야 하는 초긴장 상태에 빠져들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변별력이 사라진 새로운 수능 체제에서 최고의 불이익 집단은 1등급 아이들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이 앞으로 수능에서 확실한 1등급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아무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등급이라고 다 같은 1등급이 아니다!
1등급의 두 가지 유형

1등급 아이들의 그와같은 고민은 수리나 외국어에서 보다 언어영역에서 더욱 심각합니다. 수리나 외국어는 1등급과 2~3등급 아이들과의 실력 차이가 현격하게 드러나지만 언어영역에서는 그렇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실력 차이 외에 그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언어영역 1등급 아이들은 근본적 특성이 현저하게 다른 두 종류의 그룹으로 구분됩니다.

그것은,
1) 인강 수강 등 방대한 공부와 문제풀이 연습의 반복으로 고난도의 문제풀이 능력을 지니게 된 그룹과,
2) 특별히 따로 언어공부를 하지 않아도 성적이 안정적으로 잘 나오는 독서광 출신 그룹이 그것입니다.

이 두 그룹을 특성에 따라 이름 붙이자면, 1그룹은 <문제 풀이능력 우수자> 그룹이고,
2그룹은 독해유창성이 뛰어난 소위 <언어도사> 그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1등급의 절대 조건 

이미 알고 계신 바와 같이, 향후 수능 언어영역의 출제경향은 크게 달라집니다. 만점자가 10,000여명이 나올 정도로 난이도가 현저하게 낮아지며, EBS 교재 6권만 마스터하면 누구나 자신의 목표등급에 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수능 언어영역 공부가 엄청나게 쉬워진 것입니다.

쉽게 맞추지 못하도록 꼬아놓은 고난도 문제를 풀기 위해서 난해한 학습서를 몇 권씩 독파해야 할 필요도 없어졌고, 혹시나 모를 특이한 문제유형에 대비해 수많은 참고서나 문제집을 풀어봐야 할 필요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하위권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조금만 공부해도 자신의 한계점수를 획기적으로 올리는 일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1등급 아이들입니다. 특히 방대한 문제풀이 연습으로 문제 푸는 기술을 연마해온 제 1유형의 1등급 아이들의 고민은 더 심각합니다. 자신의 등급을 방어할 결정적 무기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입니다. EBS 교재 6권이라는 모두 똑같은 무기가 공평하게 지급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으니 1등급 아이들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입니다.

1등급 아이들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어떻게 하면 수능에서 단 한 문제도 실수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실수와 착각을 최소화할까?…입니다.


언어시험에서 실수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실수를 방지하는 방법은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긴장하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상황에 당당히 맞서는 정신자세뿐입니다.

하지만 언어영역 시험에서 실수란,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언어적 인지능력 수준의 차이가 언어영역 시험에서 실수를 부르는 결정적인 원인입니다. 실수의 원인이 단순한 정신자세가 아니라 몸에 배인 역량의 문제인 것입니다.

지식을 묻는 시험인 수리나 사탐에서는 정답을 고를 때 공식이 헛갈리거나 계산이 틀려서, 혹은 외워둔 배경지식이 생각이 안 나 “이 건가?? 저 건가??” 망설이다 오답이 되지만, 지문의 이해와 사고 수준을 묻는 시험인 언어영역 시험에서는 그런 류의 오답은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의 오답은 지문을 잘 못 독해한 데서 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제 2그룹 언어도사형 1등급들은 시험에서 실수를 거의 하지 않는데 반해, 제 1그룹 문제풀이 능력 우수자 1등급들은 시험에서 문제가 조금만 변형되어도 착각과 실수가 잦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 이건 내가 여러번 풀어본 문제유형이야. 이런 문제는 답이 뻔해… 바로 이거지!!”하는 패턴화된 정답 맞추기 기술이 착각과 실수를 부르는 결정적 원인인 것입니다.


실수를 방지하는 근본적 해결책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 언어 1등급 아이들의 거의 대부분은 제 1그룹입니다. 방대한 독서로 근원적인 독해유창성이 길러져서 언어시험을 잘 보는 아이들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고 다양한 문제풀이 연습을 통해서 1등급이 된 아이들입니다. 지금 쉬워진 수능 때문에 자신만의 필살무기가 사라져 실수 공포증에 걸려 있는 아이들이 바로 이 아이들인 것입니다.

해결방법은 너무도 명백합니다. 하루빨리 제 2그룹 아이들의 독특한 역량을 무장해야 합니다. 특별히 언어 공부를 하지 않아도 시험을 잘 보고 아무리 문제가 변형되어도 좀처럼 실수나 착각을 하지 않는 소위 언어도사들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습득해야 합니다.

가장 바른 방법은 그 아이들이 해왔던 것처럼 방대한 독서를 통해 독해유창성의 수준을 자연스럽게 높이는 일입니다만,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에게 방대한 독서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더 이상 양의 공부는 무의미해졌습니다.

실수를 줄이는 질의 공부- "언어훈련"에 주목하십시오.

Posted by 스터디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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